2008년 09월 23일
[펌]다이아몬드의 추억 -한국은 낚이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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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외환위기가 일어나기 전 SK증권은 자사가 200억을 출자하고 한남투자신탁의 50억, LG금속의 50억을 출자 받아 300억의 자금으로 3,440만 달러를 조성한 후 조세회피지역에 다이아몬드 펀드라는 역외펀드를 설립했습니다. 이 펀드는 설립 직후에 미국의 JP Morgan으로부터 5,300만 달러를 차입하여, 그 중 거의 전부인 8,650만 달러를 인도네시아 루피아 채권에 투자한 것이 거래의 전부입니다.
루피아 채권은 단순한 이표채로 지급 금리가 무려 연 20.15%에 달하는 고수익 채권이었습니다. JP Morgan으로부터 5,300만 달러를 차입한 조건은 일본의 엔화와 태국의 바트화 환율과 연계되어 있는 파생상품 구조였는데, 엔과 바트의 환율이 계약 시점 이후에 변하지 않으면 이자율은 연 마이너스 3%가 적용되는 것으로, SK 증권은 차입의 대가로 이자를 지급하는 대신 JP Morgan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엔이 오르고 바트가 내리면 다이아몬드 펀드의 차입 이자율은 그에 따라서 급격히 오르는 차입구조였지만, 당시 몇 년간 명백히 바트는 일본 엔화에 통화 바스킷 방식으로 연동하여 움직이는 구조, 즉 엔화가 절상/절하되면 바트도 함께 절상/절하되는 구조였기 때문에 SK 증권은 안심하고 자신들이 투자한 루피아 채권에서 큰 이익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단순하고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투자구조였음에도 다이아몬드 펀드는 1년 후 무려 1억 8,6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게 됩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을 당시의 1,400원으로 계산할 경우 2,6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손실이며, 그 손실액은 투자원금 300억의 8배가 훨씬 넘고, 그 해에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파생상품 투자 손실 규모였습니다. 다이아몬드 펀드의 거래 구조가 너무도 단순하기에 그토록 큰 손실 가능성이 숨어 있으리라고는 도저히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토록 큰 손실을 가져온 거래의 핵심 내용은 JP Morgan 차입자금의 만기상환 조건에 숨어 있었습니다. Total return Swap 이라고 불리는 이 거래조건을 간단한 풋옵션과 채권의 구조로 분해해서 간단한 파생상품 가격 공식을 사용한 계산을 통해 적정가격을 살펴보면 평상시를 가정하더라도 애초부터 SK 증권이 천만 달러 이상의 바가지를 쓰고 계약한 것이었고, 때를 맞춰 닥친 1997년 동남아 경제위기로 인해 태국의 바트화는 가치가 폭락했고, 더 이상 엔화에 연동되기 어렵게 되어 결국 태국의 중앙은행은 통화 바스킷 방식을 포기하고 변동환율제로 전환했습니다. 다이아몬드 펀드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난 것입니다. 결국 다이아몬드 펀드는 JP Morgan에 대한 차입자금 상황에서 11,000만 달러가 넘는 손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자로 따지자면 일 년 만에 원금의 두 배가 넘은 이자를 물어준 셈입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 채권 손실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루피아 채권은 이자 및 원금상환이 모두 루피아화로 이루어지게 되어 있었는데, 인도네시아 경제위기로 루피아 채권은 부실해져서 1년 후 원금을 전부 건질 수 없었으며 계약시점과 비교해서 1년 후에 루피아/달러 환율이 3배가 넘게 올랐기 때문에 결국 다이아몬드 펀드는 투자원금 8,650만 달러 중 손해규모가 무려 7,59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결국 다이아몬드 펀드는 JP Morgan에 대한 차입금 상환에서 손실 11,000여만 달러와 루피아 채권투자에서 손실 7,590만 달러의 합인 총 18,6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그 후 알고 보니 JP Morgan은 10여년 동안이나 매년 10억 달러 이상을 엔과 달러로 구성된 바스켓 연동통화로 구성해서 바트화로 바꾼 후 태국 국채를 매입해서 10여 퍼센트의 높은 금리를 챙긴 후 다시 바스켓 통화로 바꾸는 금융거래를 통해 연 8% 가량의 이자율 차익거래를 해왔던 것이었고, 전년에 태국이 GDP대비 6%의 경상수지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이 전해진 이후 태국의 외환위기 낌새를 채고 자사가 보유하던 태국 국채 포지션을 정리하기로 했는데, 태국 국채를 정리하여 바트를 대량 매각 시 바트의 폭락으로 자사가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자사의 포지션과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태국 국채 포지션을 안전하게 헤지하기로 했고, 이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앞서 말한 Total return Swap 이었습니다.
이 상품에 마케팅 대상은 ‘금융 신석기시대’에 살면서도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해외투자를 유행처럼 독려하던 한국의 기업들이었고, Total return Swap 관계자들이 96년 말부터 97년 초에 한국으로 들어와 기업들을 순방하며 Total return Swap를 권했고 기업들의 호응으로 결국 7개의 펀드에게 Total return Swap을 매도함으로써 JP Morgan은 성공적으로 태국 국채 포지션을 헤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 7개의 펀드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다이아몬드 펀드였습니다.
SK 증권의 입장에서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JP Morgan이 금융 거래를 가장한 의도적 사기행위를 한 것이어서 국제 소송을 걸었습니다. 소송의 명목은 ‘JP Morgan이 투자 위험을 정확하게 알리지 않고 금융상품을 팔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다이아몬드 펀드 측은 투자 위험뿐 아니라 자신들이 매입한 상품의 구조에 대해서도 거의 몰랐습니다.) 실상이 이렇다 하더라도, SK 증권은 엄연한 금융기관인데 스스로 파생상품의 위험을 평가할 능력과 책임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는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매우 낮았습니다. 손실 이전에 SK 그룹차원에서 너무 심한 망신이어서 자신들이 사기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거는 모양새를 보인 것이 더 정확한 현실일 수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당시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SK 증권은 계약된 파생 금융상품의 구조와 가격결정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도 없다는 걸 알았고, 이는 SK 증권뿐 아니라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낙후된 수준을 말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앞으로도 그 낙후성 때문에 엄청난 양의 국부가 유출될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스스로 공부해서 깨닫고 그것을 국내의 여러 금융산업종사자나 지원자들에게 전수하겠다고 작심했습니다.
SK 증권의 소송에 대해 JP Morgan은 맞소송을 거는 초 강수로 나오다가 갑자기 개과천선을 했는지, 1999년 9월에 합의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SK 증권과의 분쟁을 타결했습니다. 당시 SK 증권은 모든 분쟁을 종결 짓고 JP Morgan이 SK 증권의 유상증자에 참여해서 신주 2,000여 만 주를 액면가보다 20% 비싼 3,2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추락했던 SK 그룹의 체면은 다시 살아났고 미국의 거대은행을 굴복시켰다고 의기양양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 후, 검찰은 JP Morgan의 SK 증권에 대한 증자 참여에는 이면 계약이 있다는 비밀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그 이면 계약은 굴욕스럽게도 JP Morgan이 2년 뒤에 보유주식을 SK 그룹의 계열사인 SK 글로벌에 비싼 값에 되팔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2002년에 10월에 SK 글로벌은 JP Morgan으로부터 SK 증권을 비싸게 사들였습니다. (그 이유가 이면 계약 때문이었다는 제보가 검찰에 들어온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이면계약이 있었던 것으로 수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JP Morgan과 SK 증권의 불법 이면계약을 수사하던 검찰은 최태원 회장이 SK 그룹의 경영권 장악을 위해 자신이 보유하던 워커힐 주식을 과대평가해서 SK㈜의 주식과 맞교환 한 부당 내부거래 사실과, SK 글로벌의 분식회계 사실까지 추가로 적발했습니다. 결국 최태원 회장은 구속됐고, SK 그룹의 모회사인 SK㈜의 주가는 2003년 3월 14일 5,000원대까지 추락했습니다. 세계 2위의 정유업체의 주가로는 믿기지 않을 만큼 형편 없는 수준이었지만 국내외 투자자들은 모두 SK㈜의 주식을 팔아 치우기에 바빴습니다. 이 시점부터 2003년 4월 16일 까지 소버린 자산운용은 자회사인 크레스트 증권을 통해 SK㈜ 전체 지분의 14.99%를 매입 확보함으로써 단숨에 SK㈜의 최대주주로 부상했습니다. 소버린의 등장은 그 이후 우리나라 재벌 기업의 ‘투명성’에 대한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도 있었던 미완의 혁명의 시작이었습니다. (소버린에 대해서는 워낙 이견이 분분하므로 논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제 글을 여기에서 멈추겠습니다.)
뱀발이 : 명성에 걸맞지 않게 금융 후진국을 상대로 사실상의 금융 사기행각을 일삼던 JP Morgan은 2000년 12월에 Chase Manhattan Corporation에 인수됩니다. 인수 당한 기업인데도 JP Morgan은 워낙 막강한 브랜드 네임을 갖고 있어서 인수 후 회사 명칭은 JPMorgan Chase으로 변합니다. JPMorgan Chase는 몇 달 전에 베어스턴스를 인수했습니다. JP Morgan을 인수한 Chase Manhattan도 사실은 Chemical Bank라는 어색한 이름의 은행에 인수 당했는데, Chase Manhattan을 인수한 Chemical Bank는 자사의 어색한 이름 대신 Chase Manhattan Corporation을 써왔습니다. 그러니까 현재의 JPMorgan Chase는 사실 Chemical Banking Corporat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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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스타에 펌되있는걸 다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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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이라는 애들이 답이 없내요.
KIKO도 그렇고 한국 금융기관들 이건 뭐~~
거의 금붕어 수준..
잘 할줄도 모르는 파생은 뭐 그리 낚이는지...
할 줄 모르면 손을 되질 말라구
-_-
# by | 2008/09/23 11:04 | 돈이 보인다 | 트랙백









